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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영무 (2003-06-15 23:29:19, Hit : 8885, Vote : 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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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정권 말바꾸기 무엇이 문제인가?
2003년 憲政 7월호

                            

                                                                  노정권 무엇이 문제인가?
                    
                                                             -말 바꾸기, 정책혼선, 신뢰추락-
                        
                                                                    呂永茂(남북전략연구소장)



노무현 정부가 6월 4일로 막 100일을 지냈다. 소위 코드맞는 사람과 386세대등 젊은 아마추어들로 채워진 노무현 정부 팀의 정치 방향이 중심을 잃고 갈팡질팡 하는 바람에 대다수 국민들이 대단히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 노무현 정치의 현주소다.
노무현 정부를 떠받들고 있는 핵심측근들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우리사회의 비주류에다 이념적 편향성이 짙은 무명, 무경험의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나이가 젊은데다 역사인식면에서도 깊이와 균형감각이 잡혀 있지 않은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때나 취임후 줄곧 말바꾸기를 자주 하는 이유도 측근들의 이념편향성과 아마추어리즘에 연유된 것이 아닌가 한다. 노 대통령 자신의 교양 및 지식정보수준의 문제와 확고한 국정청사진의 결여, 국정팀간의 불협화음등도 여기 얽혀있을 것이다. 말은 사람의 품격과 위엄을 반영한다.
잘못 나간 말이 사람에게 독이 될 수 있는가 하면 상대방을 벼려한 말 한마디가 천량 빚을 갚을수도 있다. "새는 지저귀는 소리로, 사람은 그의 말로 품격을 나타낸다"는 서양속담도 있다. "새는 자기발에 챙챙 감기고 사람은 자기 혀에 휘감긴다"는 명언도 있다. 예수 크리스토는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입에서 나오는 말이고 말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평소 말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대통령은 국민들이 선출한 ‘현대의 왕’이다. ‘선출된 왕’즉 대통령의 말과 행동은 항상 일치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일거수 일투족, 남녀노소 모든 국민앞에서 역할 모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통령의 말에 무게가 실리고 신뢰가 쌓일 것이 아닌가. 대통령의 말에 무게와 신뢰가 축적될 때 정책추진도 힘을 얻어 폭넓은 지지와 파급효과를 거둘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에는 두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대통령이기 이전에 한사람의 교양인으로서 격이 떨어지는 막말 비속어를 남발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말바꾸기를 자주 하는 것이다. 말바꾸기는 거짓말의 변형이다.
‘깽판’ ‘양아치’‘개판’, ‘쪽수’,‘대통령직 못해먹겠다’등의 노 대통령  비속어등이 자주 논란을 빚은 것이 그 실예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과 취임 이후  논란을 빚은 비속어들은 꽤 많다.  측근들은 노 대통령의 잦은 비속어 사용에 대해 “탈권위주의적이고, 대중 서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소탈한 화법의 연장선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대통령의 이런 잦은 비속어 사용은 한글 순화에도 역행하는 것이고 자라나는 2세 국민들의 건전한 정신발달과 교양향상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라의 최고 권위의 상징인 대통령의 잦은 비속어 표현들은 오히려 대통령 자리의 권위와 신뢰를  떨어트리는 부정적 결과만을 낳을 뿐이다.
측근들은 노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은 특별한 의도없이 무의식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젊은 시절 막노동판에서 일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서민적 삶을 살아온 그에겐 보통 사람들이 쓰는 비속어가 매우 익숙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라의 막중한 역할을 하는 대통령은 늘 품위있는 말을 세심하게 골라 쓰도록 말 습관을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들과 세계가 자기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충격은 어느정도일까를 저울질 하며  신중하고 격조높은 말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대통령의 숙명이다.
물론 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에다 근로현장에서 노동자들의 권익옹호를 위해 일하는 동안 다소 거친 말씨에 익숙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역할과 배역이 전혀 달라졌다는 사실을 명념해야 한다. 앞으로는 즉흥연설을 줄이고 원고를 보면서 연설과 대화를 하는 습관을 길러가야 할 것이다. 비서실장과 대변인, 각 수석비서관들을 자주 활용하는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막말 비속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잦은 말바꾸기다.
노 대통령이 전교조의 ‘반미교육’에 대해 언급한 것은 모두 세 차례다. 문제는 매번 말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혼돈과 방황, 혼란과 불안정을 조성함으로써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원칙과 소신을 강조하는 노 대통령의 정치철학과도 맞지 않은 일이다.
노 대통령은 5월 22일 ‘반미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특정 교육단체가 아이들에게 가르쳐도 되는지 검토하라’고 교육부에 지시했다. 이말은 전교조의 ‘반미교육’을 지적한 것이다. 이틀 후 노 대통령은 ‘전교조의 반미교육에 관한 것은 과장 증폭되어 나간 것 같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노 대통령은 그후 반미교육 실태를 보고받는 자리에서‘특별히 문제 삼지 않는 게 좋겠다’면서 또 말을 바꾸었다. 말 바꾸기가 잦을수록 대통령의 말뜻은 모호해지고 전교조가 극성을 부릴 빌미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말바꾸기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실시를 둘러싼 대혼란과 갈등을 부른 꼴이 되었다. 5·18 한총련 난동을 둘러싼 뒤처리도 마찬가지다. 엄정처리인지 관용인지 어지러운 국정스타일이었다.
노 대통령은 4월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임명 불가(不可)’ 판정을 받은 서동만 상지대 교수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임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념편향적 인사로 지목된 고영구(高泳耉)씨도 국정원장으로 임명했다. 이것은‘당신들이 안 된다고 할수록 나는 하겠다’는 식의 독선과 오기의 결과가 아닌가 한다.
  이것은 노 대통령이 집권 후 줄곧 ‘국회 존중’, ‘야당과의 상생정치’를 강조해 온 것과는 모순이다. 그는 이런 일이 있고 난후 실망하는 여야 의원들을 향해 국회존중 보다 국정원개혁을 선택했다고 말을 바꾸었다. 일관성 없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은 억지였다. 이런 잦은 말바꾸기와 ‘오기정치’로는 개혁은 물론 국민통합도 이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노 대통령은 당초 북핵문제가 남북당사자 문제라고 했다가 베이징 3자회담이 결정되자 “우리의 의견이 반영되고 관철되는 게 중요하지 억지로 참여하려고 해서 판을 깨서는 안 된다. 참여하지 못해도 좋다”고 말을 바꾸었다. 노 대통령은 또 민주당 신당추진에 대해서 5월 1일 MBCTV에서 "내가 이끄는 당을 꼭 원내 과반수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했으면서도 지금의 신당은 ‘노무현 당’이 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돼 있다.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두 번씩이나 KBS사장 선출에 개입했다는 사실 역시 말을 바꾼것에 지나지 않는다. 청와대가 두 번째 KBS사장 선출에 개입했다는 것은 결국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나 다름 없다.
노 대통령은 한때 "반미 좀 하면 어떠냐", "대등한 대미관계를 주장하겠다"고 했다. 그는 취임초 한미연합사령부에 가서는 미군이 필요하다고 해놓고 우리 군에는 주한 미군의 철수에 대비하라고 했다. 앞뒤가 전혀 안맞는 소리다. 그래놓고 5월 중순 방미중에는 북핵문제가 해결될때까지 미 2사단의 현위치 주둔을 간곡히 요청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방미중“만약 53년전 미국이 우리 한국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쯤 정치범 수용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등 민망할 정도로 몸을 낮췄다. 한국교포들이 노대통령의 이런 저자세에 대해서 안쓰러워 한것도 무리가 아니다. 평소 신중치 못한 말의 남발은 잇따른 말바꾸기로 되돌아오고 말바꾸기는 대통령의 권위와 신뢰를 떨어트리는 악순환을 빚게 된 것이다.
  노대통령은 지난 2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방문해서는 “현재는 경제계가 힘이 세지만 앞으로 5년 동안 이런 불균형을 시정할 것”이라고 친노(親勞)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이런 약속이 화물연대 파업을 간접적으로 부추긴 점도 없지않은 것 같다. 노 대통령은 방미중 바쁜 일정중에도 두 번이나 전화를 걸어 내각에 ‘엄정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노 대통령의 말바꾸기는 준비된 확고한 국정청사진이 없거나 설사 있다고 해도 이를 자신있게 추진할 경륜과 성숙한 인재풀과  전략전술이 미흡했기 때문인 것 같다. 말은 생각에서 나오고 생각은 공고하게 다져진 경륜과 풍부한 지혜에서 울어 나오는 법이다. 기본경륜과 자신감이 없을 때 말이 중심없이 왔다갔다 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일상의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대통령의 말 바꾸기는 정책혼선을 낳고 정책혼선은 국가안보 및 경제 신인도를 갉아먹고 신뢰를 추락시킨다. 국정운영의 출발점은 신뢰며 신뢰는 대통령의 절제, 순화된 말에서 비릇된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시급한 문제는 하루 빨리 지금의‘신뢰의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대통령의 실패는 대통령 한사람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체 국가와 국민의 실패를 뜻한다는 심각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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